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My own

무제






언젠가 나는 맑은 두눈으로 찾아낸 바람이 엷게 춤을 추는 들꽃이 가득한 언덕위로 올라갔다

춤 추는 바람결이 나를 지탱해주었고 날아다니는 꽃잎들이 날 치장해주었다

발바닥을 간질이는 솔과 풀벌레소리가 나를 감싸안았다


가볍게 휘날리는 나의 치맛자락에 시샘하는 이도 다치는 이도 없었다

이대로 그냥 이대로 멈추어주세요


차가운 물방울이 내 뺨을 타고흘렀고 나를 지탱해주던 바람은 이내 나에게 칼자욱을 날려댔다

몰아치는 비바람에 눈을 뜰 수 없었고 나를 스치는 따가운 아픔에 눈이 시려와 질끈 감았다 천천히 눈을 떴다


물방울은 한데 모여 내 숨을 죄고 있었고 검은실자락만이 내 뺨을 간질이고 있었다

아아 눈 앞에서 아른거리는 저 바람을 그토록 바라던 나의 소망이 붙잡고있구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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